8월 29일 광주시청에 조기 걸린 이유?
조례 근거 광주시‧자치구 등 조기 게양…독립운동가 발굴‧예우 노력

[광주=이학곤 기자] 29일 광주광역시청 국기게양대에는 왜 조기가 걸린 걸까?

광주광역시(시장 강기정)는 29일 경술국치 113주년을 맞아 나라를 잃은 슬픈 날을 기억하고, 아픈 역사를 잊지 않겠다는 의지를 다지고자 시청 국기게양대에 조기를 달았다고 밝혔다.

이는 ‘광주광역시 5·18민주화운동 기념기간 등 국기의 조기 게양 조례’에 따른 것이다.

5‧18 광주민주화운동(5월 18~27일), 현충일, 국치일 등에 시청은 물론 자치구, 산하기관 등도 조기를 게양하고 있다.

국치일은 우리나라가 일본에게 국권을 빼앗겨 수치를 당한 날(1910년 8월 29일)이다.

1910년 경술년에 일어난 나라의 치욕이라 해서 ‘경술국치(庚戌國恥)’로 불린다.
광주시는 가장 치욕적인 날이지만 이를 기억하기 위해 조기 게양에 나섰다.

일제에 의해 국권을 강제로 빼앗긴 교훈을 가슴에 되새기는 한편 국가와 민족을 지킨 애국선열의 삶과 정신을 받들고자 하는 것이다.

광주시는 앞서 제78주년 광복절 경축식에서도 서훈을 받지 못한 독립유공자와 일제강제동원 피해자 등을 조명하면서 독립운동가를 발굴하고, 독립을 위한 모든 노력에 합당한 예우를 하는 것은 우리의 의무라고 지적했다.

강기정 광주시장은 “광주학생독립운동을 전국적·국제적 운동으로 이끈 장재성 선생과 3·10 만세운동을 이끌고 인술로 사람들을 이롭게 한 김범수 선생 등은 서훈은커녕 이념의 멍에를 짊어진 채 살아야 했다”고 말했다.

강 시장은 “독립을 위한 모든 노력에 합당한 예우를 하는 일은 광복의 완성이자 독립한 나라에 사는 우리의 의무인 만큼 합당한 이름을 되찾아 역사에서 그 이름이 빠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오전 10시 광주자연과학고에서는 광복회 광주광역시지부 주최로 ‘제113주년 경술국치일 행사’가 열렸다.

이날 행사는 민수웅 독립유공자 후손의 경술국치 연혁보고에 이어 이정선 광주시교육감, 정홍식 광주지방보훈청장, 박용수 광주시 민주인권평화국장의 추념사, 자연과학고 학생들의 선서와 만세 삼창 순으로 진행됐다.

박용수 민주인권평화국장은 “광주시는 어렵고 힘든 독립운동을 했지만 소외되고 알려지지 않는 지역 독립운동가들을 적극 발굴해 이에 대한 합당한 예우가 이뤄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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