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이전 컨설팅은 ‘제2의 양평고속도로’...정치 이전 확인”

산은노조원들이 12일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손팻말을 들고 "산은이전 철회, 투쟁!"을 외치고 있다.
산은노조원들이 12일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손팻말을 들고 "산은이전 철회, 투쟁!"을 외치고 있다.

국민의힘 김기현 당 대표, 부산에서 “용역 컨설팅에서 부산 이전을 무조건 1안으로 하라고 윤석열 대통령이 직접 강력히 지시” 발언 

[대한일보=권병창 기자]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한국산업은행지부 (위원장 김현준, 이하 ‘산은 노조')는 12일 오전,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윤석열 대통령 산업은행 부산 이전 컨설팅 외압 의혹 긴급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산은 노조는 본 기자회견을 통해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이 산업은행 부산 이전이라는 정치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외부 컨설팅 용역까지 조작했다”고 강력 규탄했다.

이어 "외압과 조작으로 점철된 부산 이전 컨설팅을 전면 백지화할 것을 촉구했다.

기자회견에 앞서 김현준 산은 노조 위원장은 “지난 7월 산은 노사의 컨설팅 결과가 발표되면서 강석훈 회장, 그리고 김기현 국민의힘 당 대표에게 공개토론회를 요청했지만 아직 어떠한 답변도 받지 못했다”고 성토했다.

김 위원장은, “윤석열 대통령이 사측의 컨설팅 과정에서 외압을 행사했다는 사실이 명확히 밝혀진 만큼 김기현 대표가 직접 진실을 밝혀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뒤이어 김형선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수석부위원장은 현장 발언을 통해 “윤석열 대통령은 후보 시절엔 전임 정부가 통계자료 등 경제적 타당성을 조작해서 정권에 유리하게 사용했다고 비판해 놓고선 본인이 당선이 되니까 정반대로 행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수석부위원장은 “산업은행 부산 이전의 합리성과 경제적 타당성을 검토해야 하는 대통령이 외압을 행사해서 그 결과를 정치적 목적에 따라 결정하는 건 윤석열 당시 후보가 용납할 수 있는 행동인가”라고 거듭 비판했다.

이어, 김재범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사무총장은 “정권이 바뀔 때마다 정치인들은 공공기관이 마치 본인의 귀중한 재산을 내놓는 것처럼 어디로 옮기겠다는 말을 한다”며, “공공기관이 더 이상 정권의 전리품이 되어선 안된다”고 강조했다.

이후 산은 노조는 기자회견문을 통해 “산업은행 사측이 지난 2월부터 7월까지 PwC에 의뢰하여 진행한 「국정과제인 산은 지방이전 추진시 한국산업은행의 정책금융 역량 강화방안 마련 컨설팅」 용역 과정에서 대통령의 외압이 있었다는 사실이 입증되었다”며, “다가올 국정감사에서 불법, 위법 행위를 낱낱이 밝히고 반드시 법적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

산은 노조는 “대통령의 말 한마디, 장관의 말 한마디에 모든 국정 운영이 뒤바뀌는 세상”이라며, “8억원을 넘게 들인 외부 컨설팅 보고서는 여당의 당 대표가 스스로 인정하는 윤석열 대통령의 ‘답정너’, ‘주문 제작’ 보고서였다”고 쏘아붙였다.

아울러, 산은 노조는 “금리 상승으로 기업들이 어려운 상황에서 산은이 조금이라도 낮은 금리로 정책금융을 수행해야 하는데, 윤석열 대통령과 여당은 수 천억원을 들여 산업은행을 부산으로 이전하려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한국재무학회에서는 산업은행 본점이 부산으로 이전하면 국가 경제적 손실이 15조원 이상 발생한다는데 전혀 아랑곳하지 않고 컨설팅 결과에 외압을 행사한다. 대체 누구를 위한 산업은행 부산 이전인가?”라고 되물었다.

마지막으로 산은 노조는 “국회 정무위원회는 국정감사에서 PwC 담당자를 증인으로 채택하여 컨설팅 내용을 철저히 검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부산 이전의 타당성과 투명성을 확보하고 노조와 소통하고자 한다면 노사 공동으로 이전 타당성 TF를 구성해서 제대로 다시 논의하자”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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