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인단,"한 푼의 이익도 취하지 안해"
대북 송금은 "공모 여부 다툼의 여지"
향후 검찰의 수사동력에 사실상 제동 

[대한일보=권병창 기자] 한국 정치사의 분수령이 될 더불어민주당의 이재명 당대표에 대한 구속영장이 전격 기각됐다.

헌정사상 제1야당 대표를 둘러싼 체포동의안 가결은 처음이었지만 급기야 법원의 문턱은 넘지 못한채 좌절됐다.

27일 서울중앙지법 유창훈영장전담 부장판사는 특정범죄가중처벌법 위반(뇌물) 등 혐의를 받는 이재명 당대표에 대해 “불구속 수사의 원칙이 배제할 정도로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이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검찰이 청구한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유 부장판사는 다만,"위증교사 혐의는 소명되는 것으로 보인다"며, "백현동 개발사업의 경우 성남도개공사의 사업참여 배제 부분은 피의자의 지위, 관련 결재 문건, 관련자들의 진술 등을 종합할 때 피의자의 관여가 있었다고 볼 만한 상당한 의심이 들기는 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직접 증거 자체는 부족한 현 시점에서 사실관계 내지 법리적 측면에서 반박하고 있는 피의자의 방어권이 배척될 정도에 이른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는 취지로 해석했다. 

이 대표 역시 구속전 피의자 심문과정에서 직접적으로 항변하며, 자신의 심경을 강력하게 피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쌍방울 불법 대북송금 의혹 역시 “현재까지 관련 자료에 의할 때 피의자의 인식이나 공모여부, 관여정도 등에 관해 다툼의 여지가 있다”고 보았다.

유 부장판사는 이에 “증거인멸의 염려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며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를 기각사유로 판단했다. 

이 대표 측의 변호인단은 고검장 출신 박균택 변호사를 중심으로 판사 출신 김종근·이승엽 변호사 등 6명 규모로 파악됐다.

박 변호사는 "성남시장으로 대장동 개발 과정에서 공적 개발을 추진한 이후에 세상의 공적이 된 것 같다"고 토로했다.

그는 이어, "(경기)도지사 시절에 대해 하루도 빠짐없이 수사를 이어오는 (상황이)안타깝고, 억울하다."고 전제한 뒤 "한 푼의 이익도 취하지 않았다"는 취지로 최후 진술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구속영장이 기각된 가운데 이 당대표는 현지 서울구치소에서 풀려나 단식이후 회복 치료를 받던 녹색병원으로 다시 돌아갈 예정이다.

또한, 이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이 무위에 그친 검찰은 사실상 수사 동력을 잃은 것은 물론 검찰총장 출신 대통령의 선출이후 ‘정치검찰’로 전락했다는 뭇매도 이어질 조짐이다.

이와관련,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구속영장이 법원에서 기각된데 따른 민주당과 국민의힘은 상반된 입장을 내놓았다.

민주당은 "법원의 구속영장 기각은 '사필귀정'으로, 야당 탄압과 정적 제거에 혈안이 된 윤석열 검찰독재정권에 경종을 울린 것"이라며 "이 대표를 겨냥한 비열한 검찰권 행사를 멈춰야 할 시간"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윤석열 대통령은 불통의 폭정을 멈추고 국민 앞에 나와 머리 숙여 사죄하라"며 "내각 총사퇴를 통한 인적 쇄신과 국정 기조 대전환에 나서라"고 말했다.

국민의힘 역시 오늘의 결정이 범죄행위에 대한 면죄부가 아님을 직시하고, 겸허한 자세로 더 이상의 사법 방해행위를 중단해야 한다고 논평했다.

이외 "이제는 민주당에 드리운 방탄의 악순환을 끊어내고, 오직 민생을 최우선으로 21대 마지막 정기국회에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도록 총력을 다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