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김병욱의원
국민의힘 김병욱의원

[국회=권병창 기자]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이 1일 광저우 아시안게임 8강전에서 중국을 2:0으로 꺾은 가운데 국내 최대 포털사이트인 다음(Daum)에서는 대한민국이 아닌 중국을 응원하는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은 괴이한 사태가 발생했다.

2일 오후 5시에도 다음(Daum)의 ‘클릭 응원’ 페이지에서 우리나라를 응원하는 클릭 수는 210만 회(7%)였던 반면, 중국을 응원하는 클릭 수는 그 10배나 되는 2,882만 회(93%)에 이르렀다.

국민의힘 김병욱(국회 과방위,포항시남구/울릉군)의원은 3일 논평을 통해 "우리나라 대표 포털에서 중국 응원 수가 10배나 넘는 상황을 정상이라고 보는 대한민국 국민은 결코 없을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우리나라 인구의 반을 넘는 2,882만 회라는 숫자는 ‘매크로’ 등을 통한 인위적 조작이 없으면 생성될 수 없기 때문이다.

이처럼 포털에서 수치를 인위적으로 조작하는 행위는 ‘중대 범죄’다.

더불어민주당 대표 시절 ‘드루킹 댓글 조작’ 수사 의뢰를 주도했던 추미애 전 대표는 댓글 조작이 건전한 여론 형성을 저해하고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반민주적 행태라고 말했다. 

또 포털 댓글 조작행위는 엄중한 수사를 통해 그 뿌리를 반드시 뽑아야 한다고 했다.

평창 동계올림픽 당시 민주당은 남북 단일팀 관련 기사 댓글에 대한 공감 수가 조작됐다는 의혹을 제기했으나, 결국 징역형을 선고받은 사람은 “8천 8백만 건의 댓글 조작”을 통해 19대 대선에 영향을 끼친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와 드루킹 일당이었다.

문제는 이번 사태에 대한 다음(Daum)의 안일한 태도이다.

다음은 만 이틀 동안 당사가 제공한 서비스에서 엄청난 여론조작이 발생했는데도 사과 한마디 없이 해당 서비스를 종료해버렸다. 

응원 클릭수 조작이 가능한 사이트를 왜 열었는지, 조작을 한 자에게 어떤 조치를 할 것인지, 향후 이를 어떻게 개선할 것인지 일언반구도 없다.

이번 사태를 통해 누구든 마음만 먹으면 인위적 여론조작이 가능하다는 게 입증되었다. 
그런데도 다음(Daum)이 이를 어물쩍 넘어간다면, 다음은 여론조작 방관자를 넘어 여론조작의 몸통으로 의심받더라도 할 말이 없게 될 것이다.

최근 ‘우마오당’이라는 중국 정부가 운영하는 사이버 댓글공작 부대가 국내 포털까지 침투해 여론을 조작한다는 주장이 나오는 등 여론조작 문제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매우 높다.

이런 상황에서 다음(Daum)이 국민의 신뢰를 잃지 않으려면, 이번 사태에 대해 국민에게 조속히 사과하고 철저한 진상규명에 나서야 한다.

동계올림픽과 아시안게임만이 문제가 아니다.
오는 11일 서울 강서구청장 재보궐 선거가 코앞이고, 내년 4월에는 국민의 대표를 선출하는 총선이 있다.

다음을 비롯한 포털사이트에서 벌어지는 여론 조작행위에 대해 해당 기업은 물론 수사 당국의 철저한 조사가 즉각 시행되어야 하는 이유다.

오는 10일부터 열리는 국정감사에서 가짜 뉴스와 거짓 선동으로 여론을 조작하는 ‘유사 드루킹 일당’이 국민의 눈과 귀를 다시는 흐리지 못하도록 이번 사태의 원인과 배후를 낱낱이 규명할 것이다.

 

저작권자 © 대한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