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년 전 암태도 섬사람들의 삶과 항일 농민운동 재조명

암태도 소작쟁의 100주년을 기념하는 학술대회가 최근 국회도서관 대강당에서 열렸다./사진=신안군 제공
암태도 소작쟁의 100주년을 기념하는 학술대회가 최근 국회도서관 대강당에서 열렸다./사진=신안군 제공

[신안=강신성 기자] 신안군(군수 박우량)과 서삼석 국회예산결산특별위원회 위원장이 공동주최하고 사단법인 신안군농민운동기념사업회(이사장 박천우)가 주관하였으며, 암태도 주민·관련분야 연구자·국회의원 등 2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성황리에 마쳤다.

암태도 소작쟁의는 일제강점기 식민수탈에 맞서 승리를 거둔 농민의 역사이다.

일제강점기 산미증식계획과 저미가 정책 등 경제 침탈이 본격화되면서 줄어든 소득을 보전하고자 일부 지주들은 소작세를 올려 충당하였다.

당시 암태도 대지주는 소작료를 4할에서 8할로 올려 섬사람들의 삶의 근간을 뿌리째 뒤흔들었다.

이에 더 이상 잃을 것이 없었던 암태도 소작인들은 소작인회를 조직하여, 악덕지주와 일제에 항거하는 ‘암태도 소작쟁의’를 일으켰다.

그 결과 소작료 인하의 성과를 거두었고 대규모 소작쟁의 운동이 전국으로 확산하는 도화선이 되었다.

이번 학술대회는 100년 전 암태도에서 시작된 소작쟁의가 우리 사회에 어떠한 영향을 주었는가를 재조명하기 위해 마련됐다.

주제발표가 진행되기에 앞서 강창일 전 주일대사의 기조연설로 ‘암태도 소작쟁의 100주년 기념 학술대회’의 문을 열었다.

학술대회의 주제발표는 △소설 암태도가 21세기 우리에게 바라는 것(정명중 전남대 교수) △ 1920년대 독립운동과 암태도 소작쟁의(신주백 전 독립기념관 한국독립운동사 연구소장) △ 암태도 소작쟁의가 한국 민주화에 기여한 평가(김준혁 한신대 교수) △조선후기~대한제국기 암태도의 부세운영과 섬 주민들의 삶(최주희 덕성여대 교수)으로 크게 네 개의 주제로 진행됐다.

첫 번째 주제에서는 고 송기숙 교수가 집필한 소설 암태도를 1923년과 1978년의 시대적 배경, 등장인물 분석하여 불의에 저항할 수밖에 없었던 민중의 삶을 조명하였다.

두 번째 주제에서는 1920년대 독립운동과 암태도 농민운동의 관계를 집중적으로 재조명하였다.

독립운동에 앞장선 서태석과 박복영은 고향 암태도에서 소작쟁의를 주도하였으며, 독립운동 조직과 암태도 소작회의 연결점을 살펴볼 수 있었다.

세 번째 주제에서는 암태도 소작쟁의가 어떻게 대한민국 민주화 운동에 정신적 역사적 기반이 되었는지를 조명하였다.

연구자는 역사적 사건을 나열하여 항일운동의 연장선에 암태도 소작쟁의가 있음을 말하고, 다양한 사례 연구를 통해 민주화에 기여한 요소를 분석했다.

마지막 네 번째 주제에서는 조선후기 부세운영과 대한제국기 선희궁 장토를 둘러싼 암태도 사람들의 경제생활을 재조명하였다.

17세기 전반부터 설치된 궁장토에 대한 암태도 주민들의 인식과 실질적으로 섬 주민들에게 경제적 도움이 되었던 상황을 알 수 있었으며, 대한제국기 급변하는 대외정세 속에 급변했던 암태도 사람들의 삶을 재조명했다.

이어진 종합토론은 인문학연구소 문심원의 황선열 원장이 좌장을 맡고 주제별로 신안군농민운동기념사업회 박천우 이사장, 공주대 박범 교수, 김명섭 시인, 순천대 최현주 교수가 참여한 가운데 토론이 진행됐다.

박우량 신안군수는 “신안군 섬사람들의 농민운동은 일제강점기 대한의 독립을 염원했던 독립운동이 되고, 군부독재 시절 김대중으로 대변되는 민주화 운동으로 발현되어 대한민국의 미래를 밝히는 등불이 됐다.”고 강조했다.

박 군수는, “이번 학술대회를 통해 소작쟁의가 일어나기 전후의 암태도 주민의 생활상을 살펴볼 수 있었으며, 일제의 식민수탈에 저항하기 위해 분연히 일어난 암태도 소작인들의 마음이 이어지도록 신안군농민운동기념사업회와 함께 선조들의 명예회복과 선양을 그리고 독립유공자 서훈을 위해 협력하겠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대한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