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저녁 덕수궁 경내,현대미술관, 덕수궁 돌담길 탐방
20여 졸업생 간소하게 우정의 교감 아로새겨
[덕수궁(서울)=권병창 기자] 백제의 옛 고도, 목가적인 충남 부여군 소재 임천중학교 제23회 졸업생들이 '2023년 송년회 겸 덕수궁 야간 탐방'에 나서 소중한 추억을 더했다.
9일 오후 정든 교문을 나선 반세기를 지나 자축연 및 송년회를 겸한 20여 졸업생들은 중구 북창동 소재 S가든에서 만찬에 이어 지근의 덕수궁 경내와 장욱전회고전, 고풍스런 돌담길을 걸으며 돈독한 우의를 다졌다.
지난 1974년 당시, 졸업한 이래 매년 상-하반기 정기 동창회를 두 차례로 나눠 만나지만 어언 50주년을 맞은채 중후한 멋을 뿜어낸 이들은 간소하게나마 우정의 교감을 아로새겼다.
근현대사가 살아 숨쉬는 석조전은 1897년 대한제국 선포 후 건립을 계획해 1900년 착공하고, 1910년에 마침내 준공, 지금에 이른다.
엄격한 비례와 좌우 대칭이 돋보이는 신고전주의 양식으로 내부에 접견실, 대식당, 침실과 서재 등을 갖춘 근대 건축물로 내외국인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황실의 공적 공간인 1층은 중앙홀, 접견실을 비롯 황실의 사적 공간인 2층은 황제 침실, 황후 거실 등을 재현했다.
석조전은 일제 강점기에 다양한 용도로 사용하면서 훼손됐지만, 2014년에 1910년의 모습으로 복원, 석조전 대한제국 역사관으로 개관했다.
한편, 사계절 내내 덕수궁은 조선의 14대 왕 선조가 1592년 임진왜란 때 피난을 갔다 돌아온 후 월산대군의 후손들이 살던 집을 임시 거처로 삼으면서 처음 궁궐로 애용됐다.
이후 광해군이 창덕궁으로 옮겨 가면서 정릉동의 행궁에 '경운궁'이라는 미명을 붙였다.
경운궁에 다시 왕이 머문 것은 조선 마지막인 제26대 왕 고종이 러시아 공사관에 잠시 머물다가 경운궁으로 다시 옮겨 오면서부터로 거슬러 오른다.
뿐만아니라, 덕수궁 경내는 임진왜란 때 선조가 거처했던 전각 가운데 석어당 앞뜰의 수령 100년 살구나무 꽃은 3,4월이면 한폭의 동양화를 연상케 한다.
유서 깊은 석어당(昔御堂)은 선조가 거처하다 승하한 곳으로 현존 유일의 목조 2층집으로 유일하게 단청을 입히지 않아 소박한 살림집과 유사, 이채롭다.
이후 1623년 대부분의 전각과 토지를 원주인에게 되돌려 주었으나, 현지의 두 건물만은 보존해 경운궁의 상징으로 남아 탐방객의 발길로 줄을 잇고 있다.
지난 1951년 8월 첫 개교한 임천중학교의 제23회 총무를 맡고 있는 이평원(인천, 65)씨는 "백제관광의 명소로 널리 알려진 성흥산성 사랑나무가 있는 임천중학교 출신들로 서울은 물론 대전과 인천 등지에서 모임에 참석했다"고 귀띔했다.
이 씨는 "중학교를 졸업한지 벌써 반세기를 맞으면서 꿈 많은 학창시절이 어저께 같은 데 세월이 지나면서 더욱더 만남의 기회가 줄어드는 것만 같아 아쉽기만 하다"고 에둘러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