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눈을 지긋이 감은채 자신의 친정 어머니와 함께 가요를 열창하고 있는 뮤지션 백지선씨
두 눈을 지긋이 감은채 자신의 친정 어머니와 함께 가요를 열창하고 있는 뮤지션 백지선씨

[덕수궁(서울)=권병창 기자] “유튜브에 덕수궁 돌담길-‘엄마랑 나랑’을 검색한 후 저희 채널로 들어오셔 구독 눌러주시면 응원이 되고 격려가 힘이 된답니다.”

고즈넉한 서울 도심의 덕수궁 돌담길을 무대삼아 통기타로 노래하는 뮤지션 백지선 씨와 난치성 치매를 앓고 있는 어머니(96세)가 밤하늘을 수놓는 가요로 눈물샘을 자극, 눈길을 끌고 있다.

화제의 주인공은 세밑연말로 접어든 9일 저녁 평소 오가는 인파로 북새통을 이루지만 이날 밤은 인적이 드문 돌담길 아래서 발길을 사로 잡았다.

때마침 먼발치에서 임영웅의 '별빛같은 나의 사랑아'를 듣고 찾아온 중년 여성은 자신의 선물 꾸러미를 성큼 건네주는 등 훈훈한 모습도 카메라 앵글에 포착됐다.

때마침 돌담길을 따라 지나던 한 중년여성이 자신의 선물을 직접 어르신에게 전달, 훈훈한 미담이 됐다.
때마침 돌담길을 따라 지나던 한 중년여성이 자신의 선물을 직접 어르신에게 전달, 훈훈한 미담이 됐다.

백지선 씨는 “10년 전 (곁을 지켜주시는)엄마가 치매 진단을 받으셨어요. 이제는 (아름다운)기억을 많이 잃으셨는데, 그래도 신기하게 박자를 맞추는 것을 손으로 리듬감을 안 잊어버리시고 이 음악을 너무나 좋아하신다”고 귀띔했다.

그는 이어 “오늘같이 따뜻한 날 이렇게 모시고 나와 엄마가 동참을 하는 게 중요하고 제가 잘하는 것보다 엄마랑 함께하는 게 엄마가 훨씬 좋아하시며 이곳을 기억하신다.”고 말했다.

백 씨는 “여기가 엄마의 뇌세포를 다시 일으켜 세우는 일은 여러분들처럼 사랑해 주시고 (작은)선물을 주셔서 엄마가 그에 (기억하며)감사해 덕수궁 돌담길의 담벼락을 가자고 그러신다”고 전했다.

자신의 친정 어머니는 성치 못한 몸에도 불구, 예전의 덕수궁 돌담길의 담벼락을 기억하며 토요일을 기다리신다는 부연이다.

백 씨는 “오늘 같이 날씨가 따뜻해서 이렇게 모시고 나와 놀이할 때마다 힘든 줄 모르시고 또 아는 노래는 곧잘 따라 부르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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