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영숙어르신이 오랜기간 보관하다 때마침 국밥집을 찾은 박승현 씨에게 선글라스를 되찾아 전달하고 있다./사진=박승현 전토달 회장
장영숙어르신이 오랜기간 보관하다 때마침 국밥집을 찾은 박승현 씨에게 선글라스를 되찾아 전달하고 있다./사진=박승현 전토달 회장

[남대문=권병창 기자] 서울 도심의 최대 상권으로 손꼽히는 남대문 먹자골목 내 한 국밥집 어르신의 신독어린 눈썰미로 고가의 선글라스를 되찾아 줘 훈훈한 미담이 되고 있다.

비록 수백만원을 호가하는 분실품은 아니지만, 70대의 어르신이 예리한 눈썰미로 손님의 마라톤 선글라스를 기약없이 보관하던중 때마침 손님이 나누는 이야기를 듣고 물건을 확인한 뒤 전달, 눈길을 끌었다.

3일 오후 저녁 손님맞이로 손놀림이 분주한 화제의 주인공은 다름아닌 남대문시장의 먹자골목 안에서 40여년 남짓 토종 순대국밥집을 운영하는 장영숙어르신(77세).

잃어버린줄 알았던 애장품 선글라스를 착용하고 깜찍 포즈를 취한 박승현 전토달 회장 
잃어버린줄 알았던 애장품 선글라스를 착용하고 깜찍 포즈를 취한 박승현 전토달 회장 

남대문시장 내 속칭 먹자골목에 자리잡은 '장영숙순대국밥집'은 부담없이 누구나 손쉽게 맛볼 수 있는 술국과 머리고기, 모듬전, 순대와 주류를 곁들인 비교적 값싼 먹거리로 단골손님을 맞이한다.

연신 고마움을 잊지 못한 박승현 토요달리기 전회장은 "사실 수십만원 상당의 선글라스를 언제 어디서 잃어버렸는지 몰라 머릿속에는 늘 아쉬움이 컸다"는 속내를 털어놓았다.

박 전회장은 "우연히 오랜만에 찾은 이곳에서 이야기를 들으신 주인 할머니가 잃어버린줄 알았던 선글라스를 보관해 오다 오늘 다시 찾게 됐다"고 반겼다. 

40여년째 묵묵히 먹자골목을 지키며 영업중인 장영숙순대국밥집의 모습
40여년째 묵묵히 먹자골목을 지키며 영업중인 장영숙순대국밥집의 모습

또다른 에피소드로 언젠가 13만원이 든 지갑을 찾아준 어르신은 사례비조로 건네주려는 것을 극구 사양했다고 말했다.

그러자, 일주일후 무려 12명의 손님을 모시고 왔지만 정작 못 알아보자 사례비를 안받아 팔아주려 손님을 모셔왔다는 후일담도 전했다.

그는 "2주전 선글라스 역시 영업이 끝나 바닥을 빗자루로 쓸고 있는데 떨어져 있는 선글라스가 누구건지는 모르지만 보관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장 사장은 "언젠가 다시 찾아오면 전해주려 소중하게 간직하다가 이날 대화중의 이야기를 듣고 마침내 전달하게 됐다"고 했다.

한편, 남대문시장의 먹자골목에서 대다수는 다른 업종으로 바꿨지만 그는 40여년째 순대국밥 한 종류만 계속 팔고 있다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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