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인쇄조합, 21일 오후 중구청~시청 앞 플래카드 평화시위

300여 인쇄인들이 21일 오후 겨울비가 내리는 가운데 중구청앞을 출발해 시청앞으로 거리행진을 펼치고 있다.
300여 인쇄인들이 21일 오후 겨울비가 내리는 가운데 중구청앞을 출발해 시청앞으로 거리행진을 펼치고 있다.

세운재정비추진계획 변경에 인쇄단지 조성 강력 촉구
세운재정비촉진계획 변경안, 인쇄인의 생존권 위협

[대한일보=권병창 기자] “이주계획 없는 세운지구 재개발에 5,500여 인쇄업체의 생존권을 보장하라!”

서울특별시인쇄정보산업협동조합(이사장 김윤중, 이하 서울인쇄조합)은 21일 세운재정비촉진지구 내 인쇄인의 생존권 보장을 요구하는 ‘인쇄인 생존권 수호를 위한 총궐기대회’를 단행했다.

이날 오후 2시 중구청 앞에서 집결해 서울시청까지 행진한 이날 ‘인쇄인 생존권 수호를 위한 총궐기대회’는 세운재정비촉진지구의 재정비촉진계획 변경안에 도심산업인 인쇄산업의 재정착을 요구하기 위해 마련됐다.

인쇄산업은 서울시 5대 도시제조업(인쇄, 의류봉제, 기계금속, 주얼리, 수제화) 중 하나로 인쇄 공정별 전문화 및 상호 협력· 집중화를 요하기 때문에 한곳에 모여 협업할 수 있는 단지조성이 필수 불가결하다.

따라서 인쇄업계는 세운지구 공원·녹지 조성 시 신성상가와 진양상가 지하 2, 3층을 인쇄단지로 개발하여 소상공인의 안정적인 사업장으로 중구 소재 인쇄업체에 공공임대해줄 것을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다.

또한, 기수립됐으나 이번 재정비계획 변경안에 빠진 서울메이커스파크(SMP지식산업센터)와 인쇄스마트앵커에 대해서도 원래의 취지대로 건립해줄 것을 강력히 요구했다.

서울메이커스파크는 600년 전통의 인쇄문화산업 최대집적지인 중구의 5,500여 인쇄업체와 문화산업이 협업하는 충무로 일대의 지역적 특성을 감안해 반드시 건립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인쇄스마트앵커는 특히 투자심사, 중앙 투자심사를 모두 거쳤고 국비, 시비 보조금과 SH공사의 투자계획도 확정, 실시설계까지 완료하고, SH공사와 건립 및 운영에 관한 협약까지 최종 완료한 사업이었다.

더욱이 인쇄스마트앵커는 중구청에 기부채납된 부지로 을지로~충무로 일대 집적지의 특성과 인쇄산업 활성화를 위한 공공산업 지원시설이므로 수익성과 관계없이 계획대로 건립해야 한다는 것이 인쇄업계의 요구사항이다.

이번 인쇄인 생존권 수호를 위한 총궐기대회를 준비한 서울인쇄조합의 김윤중<사진> 이사장은 “낙후된 서울 도심의 환경개선을 위해 재정비사업의 필요성은 이해할 수 있겠으나, 변경안대로 갈 경우 국내 인쇄산업의 심장과도 같은 충무로~을지로 일대의 인쇄업체 집적지가 붕괴될 우려가 있다”고 성토했다.

김윤중이사장은 “인쇄산업은 낡은 산업이 아니라 디자인과 출판을 아우르는 K-Culture의 근간을 이끌어가는 미래지식산업으로, 세운재개발은 인쇄산업 생태계를 보존·재창조하는 방향으로 추진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울시는 앞서 지난 1월 10일 공청회에서 세운재정비촉진계획 변경으로 공공임대상가를 조성한다는 입장이다. 이중 1단계 기수립된 629호(공구상가 시설)를 포함, 총 847호의 공공임대상가로, 인쇄업체를 위한 시설계획은 220여 호뿐으로 인쇄인들 수요(800호 이상)에 비해 턱없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세운지구 6구역에는 1,429개(서울시 자료)의 인쇄업체가 생업을 이어가는 삶의 터전이고, 인쇄업은 도심에 적합한 제조산업이므로, 재개발 이후에도 이곳에 재정착할 수 있도록 기존 인쇄업체에 대한 대책으로 공공임대 사업장이 충분히 공급되어야 한다.

따라서, 인쇄인들은 세운지구 재개발로 오랜 삶의 터전을 잃게 될 1,429개 인쇄 소공인들 중 재정착을 희망하는 업체는 모두 수용할 수 있는 규모(800호)의 공공 임대사업장을 조성할 것을 요구했다.

중구 을지로, 충무로 일대 960여 개 인쇄업체가 회원으로 구성된 서울인쇄정보 산업협동조합 김윤중 이사장은 “이 지역이 낙후된 점을 감안하면 도심 재정비 필요성이 일부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이 지역은 ‘주자소’라는 조선시대 인쇄관청이 있던 곳으로 우리나라 인쇄문화의 발상지"라고 상기했다.

김 이사장은 "현재에도 5,500여 인쇄업체들이 생업을 이어가는 전국 최대 규모의 인쇄업체 집적지인 점을 고려하여, 도시도 재정비하고 산업의 생태계도 보존될 수 있는 이주단지 조성 등 인쇄산업을 위한 대책도 함께 추진하는 상생의 도시개발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서울인쇄조합의 김윤중이사장이 세운재정비촉진변경계획 인쇄인 생존권보장 건의서를 서울시의 관계부서 직원에게 전달하고있다.
서울인쇄조합의 김윤중이사장이 세운재정비촉진변경계획 인쇄인 생존권보장 건의서를 서울시의 관계부서 직원에게 전달하고있다.

다음은 총궐기대회 1차 연설문 전문이다.

존경하는 인쇄인과 시민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서울인쇄조합 이사장 김윤중입니다.

오늘 ‘인쇄인 생존권 수호를 위한 총 궐기 대회’에 참석하신 인쇄인과 시민 여러분께 감사의 인사를 드리며, 붕괴위기에 처해있는 중구인쇄산업을 계승, 발전시키기 위해 인쇄인들이 나선 것입니다.

오늘 궐기대회를 개최하게된 경위를 말씀드리면 중구 내 인쇄집적지에 3십만3천㎡를 인쇄 특정개발진흥지구로 지정하였지만, 진흥계획을 수립하지 못했습니다.

더구나, 중구청 서울메이커스파크 계획과 스마트앵커 건립사업도 백지화되었습니다.

최근에는 세운지구 재정비사업으로 중구 일대의 인쇄업체들이 쫓겨나게 될 위기에 처했습니다.

을지로 일대는 5,500여 개의 인쇄업체가 밀집된 곳으로, 600년 동안 이어온 대한민국 인쇄산업의 중심지로서 역사적인 가치를 지닌 지역입니다.

중구 일대의 인쇄업체들은 인쇄공정별 분업화되어 있으며, 업체 간의 상호 협업을 통해 인쇄물을 생산하고 있습니다.

이는 전국 최대 규모의 인쇄 집적지로서 세계 어느 곳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인쇄산업의 메카입니다.

그러나 세운재정비촉진계획으로 재개발이 진행되면, 전국 최대 규모의 인쇄산업 클러스터가 붕괴될 위기에 처해 있습니다.

우리는 600년 역사의 인쇄문화산업을 발전시켜 나가기 위해 인쇄이주단지를 우선 조성해달라는 것입니다.

인쇄산업은 장치산업으로 사업장을 쉽게 옮길 수 있는 사업이 아니므로 이전단지를 우선 조성하고 중구를 녹지공간이 멋있는 도시로 탈바꿈하라는 것입니다.

오늘의 궐기대회는 중구청에서 출발하여 서울시청까지 평화적 가두의 행진으로 진행됩니다.

오늘 가두 행진을 통해 우리는 인쇄문화산업의 중요성을 알리고, 인쇄인 생존권 수호대책을 요구하는 것입니다.

저는 감히 말씀드립니다.

인쇄산업이 살아야 대한민국이 살아갈 수 있습니다.

대한민국을 살리기 위해서 인쇄산업을 발전시킬 터전을 마련해 주십시오.

감사합니다.

다음은 이날 발표한 '총궐기대회 2차 연설문 전문이다.

존경하는 인쇄인, 그리고 시민 여러분, 저는 여러분과 함께 ‘인쇄인 생존권 수호를 위한 총 궐기대회’를 추진하게 된 서울인쇄조합 이사장 김윤중입니다.

오늘 중구청에서 서울시청까지 평화적 가두 행진을 통해 세운재정비촉진지구내 인쇄인들의 생존권을 수호하고, 인쇄산업의 재정착을 요구하기 위한 소중한 시간을 가지고 있습니다.

오늘 총 궐기대회는 도심산업 중 특히 중요한 역할을 하는 인쇄산업의 재정착을 요구하는 것입니다.

인쇄산업은 서울시 5대 도시제조업 중 하나로, 인쇄산업은 공정별로 분업화가 되어 있으며, 업체간 상호협업을 통해 인쇄물을 생산하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한곳에 모여 협업할 수 있는 단지조성이 필수불가결한 것입니다.

저희는 세운지구 공원·녹지 조성 시 신성상가와 진양상가 지하 1, 2, 3층을 인쇄단지로 개발하여 중구 소재 인쇄업체에 공공임대해줄 것을 강력하게 요구합니다.

또한, 중구청 자리 메이커스파크와 인쇄스마트앵커에 대해서도 원래의 취지대로 건설하여 주십시요.

이는 중구 일대 인쇄산업 활성화와 세운지구 재개발의 성공을 위해서도 강력하게 주장합니다.

특히, 인쇄스마트앵커는 투자심사, 중앙 투자심사, 국비, 시비 보조금 및 SH공사의 투자계획까지 확정되어 있는 사업으로, 계획대로 건립돼야 합니다.

우리 인쇄업계는 인쇄문화산업 발전을 위해 이 사업을 추진해야 한다고 강력하게 주장하는 것입니다.

현재 서울시가 제안한 대책으로는 인쇄업체를 위한 시설계획은 공공임대상가 220호 뿐입니다.

이는 인쇄인들의 수요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상황입니다.

세운지구 6구역에 오랜 삶의 터전을 잃게 될 5,500개의 인쇄업체가 생업을 이어가는 중요한 지역이며, 재개발 이후에도 인쇄업체들이 재정착하여 인쇄문화산업을 발전시킬 수 있도록 800호 이상의 공공 임대사업장을 조성해줄 것을 강력히 요구합니다.

인쇄업계는 2007년 아이폰이 세상에 나오면서 기나긴 구조재편과정이 진행되어 왔고 이제는 새로운 일상이라 할 수 있는 상태 즉, 뉴 노멀의 단계로 진입하고 있습니다.

지금도 인쇄문화산업을 통해 온라인과 디지털 매체가 하지 못하는 K-pop, K-food 등 K-culture를 전세계에 보급하는 독보적인 역할을 하고 있으며 인쇄산업은 앞으로 발전할 충분한 역동을 가지고 있습니다.

존경하는 인쇄인, 그리고 시민 여러분!

우리 모두는 분연히 일어나 우리의 삶의 터전을 지키기 위해서 단체행동도 불사해야 합니다.

세계 최초의 금속활자를 발명한 위대한 대한민국 문화유산을 계승, 발전시켜 나아가고 우리 인쇄문화산업이 더욱 발전할 수 있도록 우리의 터전을 마련해 줄 것을 강력히 요구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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