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과 일부 언론의 정치공작, 용납하지 않겠다"

노무현재단,조선일보에 반론청구 명예훼손 고발

노무현재단은 한명숙 전 국무총리 불법 정치자금 수수혐의 의혹에 대해 검찰이 수사에 나섰다는 조선일보 보도와 관련, 기자회견을 갖고 "검찰과 일부 언론의 정치공작을 용납하지 않겠다"는 뜻을 천명했다.

또한 조선일보에 대해서는 정정보도와 반론을 요구하고, 그렇지 않을 경우 명예훼손으로 고발조치하는 등 단호히 대응하겠다고 덧붙였다.

4일 오후 서울시 마포구 합정동 노무현재단(이사장 한명숙) 회의실에서 열린 기자회견에는 재단 이사인 이해찬 전 국무총리, 상임운영위원인 이병완 전 청와대 비서실장과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이 참석했다.

이해찬 이사는 "노무현 대통령이 돌아가신지 6개월 밖에 지나지 않아 또다시 참여정부 출신 총리를 상대로 있지도 않은 사실을 검찰이 흘리고, 일부 언론이 그걸 받아써서 마치 사실인양 가공해 명예를 실추시키는 정치공작을 하고 있다"고 성토했다.

그는 이어 "당시 대응을 잘못해 대통령을 잃었느데 이제는 두 번 다시 실수하지 않겠다"고 언급했다.

유시민 상임운영위원은 "검찰과 일부 언론이 확인되지도 않은 사항을 서로 주고받으면서 내보내며 인격살인을 했기 때문에 노무현 대통령이 돌아가시는 불행한 일이 일어났다"면서 "한 총리는 정치뿐 아니라 평생을 진실하게 사신 분으로 국민도 진실의 힘을 더 믿어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한명숙 이사장은 기자회견장에 배포된 자료를 통해 "조선일보 보도는 사실이 아니다"며 7일자 같은 면 같은 크기의 반론 게재를 요구하고 이를 이행치 않을 경우 법률적 책임을 묻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진실이 함께 하고 있으므로 양심에 거리낄 것이 아무 것도 없다"고 밝혔다.

다음은 재단 임원진의 기자회견 전문이다.

△양정철 사무처장 재단 이사장을 맡고 있으므로 여기에서 기자회견을 열게 됐다.

앞으로 이번과 관련한 한명숙 전 총리님 입장이나 생각도 재단에서 책임 있게 설명 드리겠다.

오늘 회견에는 재단이사인 이해찬 전 총리, 상임위원인 이병완 전 비서실장, 상임위원인 유시민 전 장관이 참석했다.

△이해찬 전 총리 여기 재단사무실 문 연지 얼마 안됐다. 문 열고 나니까 기자회견부터 하게 됐다. 저희는 오늘 아주 충격적 뉴스를 접했다.

아침 신문을 보고, 믿을 수 없는 보도가 나온 걸 보고 큰 충격을 받았다.

한명숙 전 총리께서 어떤 사람에게 수만 달러를 받았다는 뉴스는 저희로선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고 본인도 말씀하셨지만 이런 식으로 또다시 언론과 검찰의, 이른바 정치공작이 자행되는 게 아닌가 하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노무현 대통령이 돌아가신 지 불과 6개월 남짓 밖에 안됐는데 또다시 참여정부 출신 총리에게 이런 행위가 벌어진다면, 분명히 말씀드리겠지만 절대로 용납하지 않겠다.

한명숙 전 총리께서도 성명을 냈듯이 그런 보도를 한 신문사에 대해서는 분명한 정정보도와 반론(을 요구한다), 하지 않을 때는 명예훼손으로 고발조치 하겠다고 하셨는데, 정말로 다시는 그런 정치공작이 이뤄지지 않기를 소망한다.

만약 또다시 이런 행위가 벌어진다면 우리는 모든 것을 걸고 단호히 분쇄하겠다. 우리는 박정희, 전두환 체제도 이겨낸 사람들이다.

이런 공작에 더 이상 당할 수 없다. 용납하지 않겠다.

△이병완 전 비서실장 다시 또 준엄한 정치공작이 시작되지 않느냐는 우려와 걱정 속에 이 자리에 왔다.

이해찬 전 총리께서 말씀하셨듯이 모든 역량을 다 동원해서 분명하게 대처해나갈 것이다.

국민참여당이 창당과정에 있지만 정치공작의 문제에 대해서는 모든 국민과 연대해서 함께 싸워나갈 것을 분명하게 말씀드린다.

△유시민 전 장관 한명숙 이사장님은 노무현재단의 이사장으로, 또 총리로 모시고 일했던 분이신데 여러분들께서 다 아시는 것처럼 한 총리께서는 진실한 분이다.

정치만 진실한 게 아니고 삶도 평생 진실하게 사신 분이다.

이번 일을 보면서 언젠가 진실의 힘이 드러나는 때가 오게 될 것이라고 믿는다.

언론인 여러분께 꼭 부탁드린다. 다른 것보다 진실이 무엇인가, 지금 조선일보가 보도한 의도, 검찰이 검사들이 남모르게 흘려보내는 의혹, 정보 이런 것들이 얼마나 진실인지 꼼꼼하게 살펴서 보도해주실 것을 간곡히 부탁드린다.

(앞서) 두 분께서 말씀하셨지만, 이것은 매우 패륜적인 행위라고 생각한다.

노무현 전 대통령께서 돌아가실 때 검찰과 일부 언론이 확인되지도 않은 그런 사항들을 서로 주고받으면서 내보내고 그것으로 인격살인을 먼저 했기 때문에 그런 불행한 일이 일어났다고 생각한다.

이번에는 제발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진실의 힘을 믿고 힘을 모아서 대응하겠다. 국민 여러분도 진실의 힘을 더 믿어주실 것을 간곡히 부탁드린다.

△질의응답 - 오전 회의에 한 총리도 참석하여 같이 의논하였는가? = 아니다 우리끼리 했다. - 정치공작이라 했는데 이 시점에서 정치공작하고 있는 의도를 어떻게 보는가.

= 이해찬 : 의도야 나쁜 것이다. 이렇게 있지도 않은 사실을 가지고 검찰이 흘리고 그걸 받아서 언론이 쓰고 또 후속기사를 쓰고. 그래서 이렇게 이어져서, 여러 날을 마치 사실인 것처럼 가공해놓고 국민들을 혼란하게 해놓고 또 명예를 실추시키고 정치인으로서 의심을 받게 만드는, 그런 공작은 옛날에 박정희도 안 쓰던 방법이다.

전두환도 안 썼다. 차라리 노골적으로 했지, 이건 악랄하고 교활한 정치공작이다.

지난번 노무현 대통령 한 분으로 끝났어야 한다고 본다.

그때 우리가 대응을 잘못 해서 대통령을 잃었는데 두 번 다시 실수하지 않겠다. 가공을 자꾸 이어가며 써서 모래성 같은 집을 안 지었으면 좋겠다.

- 한 총리를 신뢰하는 것은 짐작하겠는데, 구체적 해명을 들어봤는가.

= 이해찬 : 그런 얘기를 지금 하면 있느니 없느니 자꾸 가공소설을 쓸 우려가 있기 때문에 얘기를 안 하고 검찰이 분명히 사실이 있다고 들고 나오면 사실에 대응할 것이다.

= 유시민 : 아침보도만 보면, 6하원칙에 따라서 봐도 ‘언제’ 일인지도 불분명하다.

2007년께로 돼 있다. ‘어디서’ 이것도 뚜렷하지 않다. ‘누구에게’도 불분명하다. 뭔가 진실 성 여부를 따져볼 것도 없이 그냥 ‘수만달러’ 이렇게 돼 있다.

검찰이 그런 사실적 근거를 확인했으면 검찰 나름의 조사를 하지 않겠는가.

그런 문제들은 그런 말씀을 드려야 할 때 드리는 게 옳지, 말려드는 게 아닌가 공작에. 아직 그래서 말씀드리지 않는 것이다. = 이해찬 : 검찰이 공식적으로 관련사실을 들고 나오면 그때 대응하겠다.

= 유시민 : 의도는 확실히 모르겠다. 퇴임 후 노무현 대통령의 국민 호감도 올라갈 때 국가기록물 사건으로 시작해서 그렇게 했고. 한명숙 이사장께서 최근 국민의 호감도가 많이 상승한 상황이다.

똑같은 식의 동기에 의해서 노무현 대통령을 죽음으로 몰아넣었을 때와 동일한 동기와 동일한 방식에 의해 정치적 공작을 시작한 것이라고 저희는 짐작하고 있다.

= 이해찬 : 참고로 2003년 초 대선이 끝나고 나서 노무현 대통령 취임 직전 동아일보가 저와 다른 몇몇 정치인들이 돈을 많이 받았다고 1면톱으로 보도한 적이 있다.

다음날 바로 명예훼손 고소했고 며칠 뒤 정정보도. 소 취하하지 않았는데 총리취임 직전 동아 고위간부가 찾아와서 소 취하해달라 그래서 해줬는데 정말 후회한다.

끝까지 동아일보를 상대로 재판받았어야 하는데 후에 동아일보 보도태도가 개선된 게 하나도 없다. 이번 조선일보의 보도태도 단호히 응징하겠다.

- 직접 나와서 해명하지 않은 이유 = 이해찬 : 지금 얘기하면 해명을 위한 기사가 아니고 자꾸 그걸 갖고 다른 기사를 쓰기 위한 소재로 삼고. 자꾸 가상 상황을 만들 우려가 크다.

그동안 여러분, 여러분 선배들이 해온 과정이 있었다. 그런 언론공작에 이용당하지 않기 위해서 (검찰이) 정확한 사실을 들고 나오면 대응하려는 것이고 다른 주변적 상황을 만들지 않으려는 것이다.

= 유시민 : 하지 않은 일을 입증하기는 참 어렵다. 어떤 일을 하지 않았는데 그걸 입증하긴 참 어렵다. 그러니까 지금 바로 해명하라고 하는 건 하지 않은 일에 대해서 당신이 언제 그런 일을 어떻게 하지 않았냐고 물어서 대답하는 건 모르겠는데 검찰이 조선일보 통해서 흘려놓은 얘기는 너무 허황하고 구체성이 없는 얘기이다.

그래서 좀더 기다려야겠죠. 그쪽에서 뭐가 나오면 사실이 아님을 증명해보일 수는 있겠다.

(한 총리님도) 필요한 때가 되면 본인이 나와서 얘기하실 것이다.

= 이해찬 : 가령 언제, 날짜가 적시되면 한 총리가 그때 뭘 했는지, 어디서 했다, 어떻게 구체적 정황이 나와야 입증이 가능한 건데 그런 것 없이 돈을 받았다는 것만 같고 마치 받은 게 사실인 것처럼 정황을 만들어가는 것 아니냐. 아니라는 사실을 밝힐 단계가 아니다.

(조선일보가) 그런 기사로 밝히는 것은 부도덕하다. 기사작성의 원칙인 6하원칙도 없이 이렇게 명예를 훼손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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