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황태 생산량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강원 인제군 용대리 농민들이 명태 수입가격이 크게 올라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27일 인제용대황태조합에 따르면 동해안에 명태가 잡히지 않으면서 지역 20곳의 황태덕장이 러시아산을 수입해 다음달까지 내걸 예정이다.

하지만, 최근 러시아산 명태 1편(20㎏들이 한 상자)의 수입가격이 지난해 3만5천원에서 올해 초 4만원, 현재 6만5천원으로 2배 가량 오르면서 농민들이 구매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는 국내산 명태가 사라진 상태에서 수입업체마다 환율 불안 등 이유로 수입량을 대폭 줄였기 때문이다.

또 명태의 전 단계인 생태의 판매가 꾸준히 늘어나는 점도 황태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한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이에 따라 용대리 농민들은 내년에는 지난해(약 2천200만마리)보다 30% 가량 감소한 1천700만 마리만 내걸어 수익도 지난해(330억)보다 15% 가량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게다가 매년 포근해지는 날씨 탓으로 황태 건조시기가 지난 10년 전보다 약 15일 정도 늦어져 농민들의 애간장을 태우고 있다.

덕장에서 추위와 바람, 눈 속에서 얼었다와 녹았다를 반복하며 최상의 맛으로 거듭나는 황태 특성상 날씨는 품질 향상에 큰 영향을 차지하기 때문이다.

이처럼 명태 수입가격 상승과 이상기온에 따라 예전 본격적인 건조시기와 추위에 맞춰 내걸던 용대리 일대 황태덕장은 다소 썰렁한 모습이다.

황태를 덕장에 내건 최용식(70) 씨는 "아침과 낮의 일교차가 10도 정도 나고 아침기온이 영하10도까지는 내려가야 맛있는 황태가 생산된다"며 "명태 수입가격이 크게 오른데다 물량이 적어 120만 마리를 내걸 수 있는 덕장에 올해는 70만 마리밖에 내걸지 못할 처지"라고 말했다.

이강열 인제용대황태조합 대표는 "황태의 재료인 명태를 전량 수입에 의존하다 보니까 가격 상승에 달리 대책이 없는 상태"라며 "러시아와 도매상 없이 직접 명태를 수입하는 방안이나 치어 생산을 위한 공동연구 등을 검토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용대리 황태는 12월 말부터 다음달까지 덕장에 내걸려 건조작업이 이뤄진 뒤 3~5월께 본격 출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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