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살날보다 산 날이 더 많은 노인과 살 날이 월씬 더 많은 아이

간극이 많이 벌어져있는 이 둘은 중간 세대의 매게 없이 아래윗집이라는 인연으로 우연히 만난다.

노인은 나비에 미친 고집스럽고 무뚝뚝한 곤충수집가다. 그것도 이자벨이라 불리는 황혼나비를 찾기 위해 프랑스의 산과 들을 찾아다니는 괴팍스러운 사람이다. 늘 엄마를 기다리며 외롭던 꼬마가 노인의 나비여행에 끼어들면서 이야기는 시작한다.

아이는 어린 미혼모가 나은 그래서 조금은 돌봄이 필요한 상황에 있고 태어나서 9살이 될 때까지 한번도 시골을 본 적이 없는, 그리고 아직 말과 글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세상에 그릴 것이 너무 많은 상태다.

노인은 시계수리공이었으나 아들을 잃고 희귀한 나비를 수집하고 부화시키는 고독한 존재.

프랑스의 아름다운 푸른  산과 들에서 만나는 자연이 어린꼬마의 눈을 따라 영화를 채운다.

영화가 노인과 어린이가 주인공이라고 해서 너무 쳐지거나 진부하거나 상투적이지도 너무 유치하지도 않다.

물론 사건이나 극적인 반전도 없다. 그러나 다른 어떤 영화보다도 노인과 어린이는 영화내내 동등한 관계를 형성한다. 

오히려 어린이가 어른 아이를 구박하면서 나비 수집 여행은 양념이 쳐지면서

어린아아이는 어린아이 그대로,  늙으면 아이가 된다는 말 그대로 어른인 어린이가 야생에서는 서로 서로 보호자가 된다.

 

아이는 자연을 통해 생명의 순리와 세상의 이치를 배우고 노인은 자연을 통해 살아온 경험을 정리한다. 

다른 영화들처럼 자극적인 내용 없이 밋밋하지만 웃음과 해학은 못지않다.

아이와 노인이 하는 대화에는 서로의 주장이 들어 있지만  진부하거나 가식적이지 않다.  

크고 뜨거운 감동이 아니라 차분하게 가라앉은 초록의 잔잔함이 숭늉같고  맹물 같지만 비타민 들어 있는 물처럼 마음을 차분히 적시는 깔끔한 뒷맛이 나는 영화 버터플라이다. 나비가 두 사람의 간극을 연결하는 매개체로 작용하고 산과 들의 자연이 둘의 경험을 공유하게 한다.     

 

“별똥별이 뭐야?”

“하느님의 머리카락이지”

<이순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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