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만년의 유구한 역사를 누려온 금수강산 한반도와 도도히 흘러 내려온 강과 어우러진 백두대간은 때아닌 4대강론으로 하마평에 회자된다.

천혜의 국립공원과 솟고 내리뻗은 명산 자락은 가히 명소와 절경을 빚어내며 자연의 오묘함을 선뵈기에 모자람이 없다.

그러나 근래들어 무차별적인 난개발과 자연환경 훼손으로 생채기가 난채 시나브로 초록생활과 녹색물결은 반감되고 퇴색돼 사뭇 안타깝기 그지없다.

소중한 우리의 문화유산과 울창한 산림은 금세기로 접어들어 더욱 더 황폐해지며, 후세에 물려줄 진귀한 대자연은 그 빛을 잃어 가는 형국이다.

현 정부의 핵심 화두인 4대강 살리기와 저탄소 녹색성장, 그리고 초록생활 녹색물결 에 이끌리며 늘푸른 자연환경의 보전가치는 뒷전으로 떠밀린듯 싶다.

물론 정부 부처는 첨예한 대립각을 세운 야당과 환경NGO의 거센 반발에 맞물리며 기념비적인 국책사업에 절치부심하는 점은 자명하다.

즉, 반대를 위한 반대가 아닌 진솔한 한반도 사랑을 위해 소리없는 관심과 편달은 국가의 천년대계를 이어나갈 환경 비전으로 여긴다.

사실 선진국으로의 진입에 앞서 우리 실정의 기후변화와 온실가스 감축은 물론 탄소배출권 등 숱한 환경의 잣대로 가로막혀 산업화를 뛰어넘는 국격 향상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대자연이 살아 숨쉬는 백두대간을 가로질러 형형색색 드리워진 사계절의 채색은 봄 여름 가을 겨울이면 옷을 갈아입으며 숭고한 자태를 뽐낸다.

최근 국립공원관리공단이 10여년 만에 ‘하늘에서 본 국립공원’이란 화보 책자를 발간, 선풍적 인기를 얻었다.

한폭의 수채화를 연상케하는 설악산과 주왕산, 한려해상국립공원 등 파노라마처럼 펼쳐진 기암괴석과 수목은 흡사 무릉도원의 선경을 연상하게 한다.

KA-32기 카무프에서 항공 촬영한 20곳의 국립공원은 손저으면 맞닿을 저공비행에도 불구하고 순간순간 앵글에 담아낸 기교가 갈채를 받기에 충분하다.

보는 것만으로의 만족이 아닌 길이 후손에 물려줄 소중한 자원이기에 더욱 아름답고 싱그럽게 보였음은 나만의 향유가 아니리라.

천혜의 국립공원을 벗어난 대다수 산림은 해마다 불청객인 산불과 잦은 풍수해로 산사태와 자연경관을 송두리째 훼손시키며 국가 예산을 좀먹고 있다.

그 수를 헤아릴 수 없는 동식물의 밀거래나 밀렵행위를 비롯한 몰염치 사례를 일일히 나열하지 않아도 우리 모두는 슬픔과 안타까움에 몸서리친 예가 부지기 수에 이른다.

그에 따른 열린 지각과 마인드를 되살려 이제라도 열외없이 지켜내야할 것은 다름아닌 우리의 몫으로 고스란히 떠넘겨지고 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지구상의 유일한 분단 국가인 한반도 생태계의 보고(寶庫), 비무장지대는 희귀 동식물의 낙원이자, 멸종위기종이 즐비하다.

저 멀리 울릉도와 독도에 서식하고 자생하는 희귀 조류와 해국(海菊) 괭이갈매기 등은 영원히 우리와 함께 할 겨레의 근원이자 지켜낼 자산이다.

온누리를 연두빛으로 물들일 봄을 앞둔 시점에 초록생활과 녹색물결이 요원의 불길처럼 떠오르길 소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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